이동거리만 800km … ‘디 오픈’을 만나다 골프 전문 여행사로 올해로 7회째 브리티시 오픈 참관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ES투어 신은철 사장이2010년 브리티시 오픈 참관기를 보내왔다. 상품가 1,000만원을 오가는 브리티시 오픈 참관 상품은 기획하기도 어렵지만 ES투어는 매년 단체를 모객하고 출발하는 것까지 성공하며 전문 여행사의 저력을 뽐내고 있다. 신 사장의 참관기를 보면 전문여행사가 갖춰야할 노하우를 확인할 수 있다. <편집자 주> \"올해 참관은 전반적으로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평가한다. 물론 이전 6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개선된 일정을 꼼꼼히 준비한 이유도 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참가자 모두가 공지사항과 수칙들을 잘 지켜주셨기 때문이다. 지난 7박8일간의 일정을 회상하며 참관기를 일별로 간단히 정리해보니 버스 주행거리 약 800Km에 방문한 곳이 5곳, 7회의 골프 라운드와 오픈 참관 1회의 대장정이었다. \" ■1일차 7월14일 수요일 히드로발 비행기 연착 소동을 겪고 택시 4대를 이용해 호텔 정문에 도착하니 저녁 12시가 넘었는데도 리셉션과 컨시어지 팀원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미리 부탁한대로 익스프레스 체크인도 준비했고, 컨시어지에게 후하게 팁을 주며 러기지 트랜스퍼를 부탁했다. 원래는 바에서 간단히 환영 리셉션을 가지며 간단히 소개하는 자리를 준비했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서 취소했다. 첫날 숙소인 마홀(Mar Hall)은 글라스고우 공항 북서쪽으로 약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5성 호텔로, 1840년대에 지어진 귀족 소유 정원을 2006년에 골프&스파 리조트로 개조한 가족 소유 호텔이다. 객실 53개와 뛰어난 스파 시설로 주로 결혼식 행사 등에 많이 이용된다. ■2일차 7월15일 목요일 얼 오브 마 골프(The Earl of Mar Golf) 코스는 라이더컵 개최지로 유명한 벨프리(Belfry) 코스를 디자인한 데이브 토마스(Dave Thomas)가 설계하고 5년여에 걸친 공사 끝에 2010년 5월에 개장했다. 신생 코스라 아직은 조금 무엇인가 부족한 느낌이 드는 데 시간이 지나면 좋은 코스가 될 환경을 가지고 있다. 7시경 아침식사 후, 7시 40분부터 1-3조 순서로 티오프를 했다. 버기(여기선 카트를 버기라 부름)가 4대 밖에 없어서, 3조는 트롤리를 끌고 나갔고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진행에 관한 공지사항을 미리 전달했다. 그중 하나가 18홀을 4시간30분 이내로 마치는 것이다. 예전엔 5시간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종종 생겨 다음 일정에 차질이 많았는데 이번엔 평균 4시간 안팎에 라운드를 마쳤다. 참고로 매번 유럽 투어 일정을 준비하면서 카트(여기선 buggy)를 타고 골프 치는 데 익숙한 한국 골퍼들이 트롤리를 끌고 걸으며 계속 라운드를 하게 되면, 쉬 지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지만 영국 명문코스에선 버기 이용이 금지된다. 디 오픈은(The Open)은 매년 대회 개최지가 바뀐다. 물론 2005년 이후 주된 행선지를 샌앤드류스와 턴베리로 정했지만, 이동시 가능한 시간, 경비 대비 가장 효율적인 장소에 새로운 호텔과 골프코스를 정해야 한다. 마 홀은 비교적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식사 및 체크아웃 후 예정대로, 턴베리 호텔에서 예약한 22인승 코치를 타고 턴베리로 출발했다. 턴베리는 글라스고우에서 남서쪽으로 100Km 떨어진 에어셔(Airshire, shire는 우리나라 도와 군 중간 크기)의 해안지역 남쪽 끝에 위치해 있으며 북쪽을 따라 돌아가면 로얄 트룬을 만난다. 턴베리 리조트는 800에이커의 땅에 조성돼 있으며 골프 외에 승마, 낚시, 스파도 즐길 수 있는 종합리조트이다. 턴베리에 도착하니 스코틀랜드 전통 킬트(Kilt) 의상을 한 컨시어지 직원이 반갑게 맞아준다. 20파운드를 팁으로 주며 짐과 골프백 알아서 해달라고 부탁했다.(이곳 서비스는 아주 믿을 만하다. 한마디 하면 다 알아서 해준다. ■ 3일차 7월16일 금요일 애일사 코스(Ailsa Course,18홀, 6976 야드, 파 70)의 이름은 앞에 보이는 돌섬에서 유래됐는데, 9번 홀 등대 주변의 청정한 바닷물 경치는 참 아름답다. 턴베리 골프 클럽은 1902년 만들어졌고 1906년 호텔이 세워졌다. 1, 2차 세계대전 중에는 공군기지로 쓰였고 1951년 코스가 재 완성된 후 세계 10대 코스에 종종 이름을 올리는 명문이다. 해변을 따라 4번부터 11번까지 까다로운 홀들이 연이어지는 데 시그니처홀인 9번 홀에서의 챔피언티 티샷은 등대를 배경으로 아래 펼쳐진 돌무덩이 해변을 넘겨 시계에서 벗어난 페어웨이로 쳐야하므로 심리적으로 상당한 불안감을 준다. 오늘은 하루 2라운드가 준비돼 있다. 8시10분부터 애일사에서 3조 10명의 순서로 플레이가 진행된다. 9번 홀을 마치면 등대 앞에 그늘 집이 있다. 영국에서는 골프장에 그늘집이나 화장실 있는 경우가 드물다. 3~4시간 내에 마치고, 클럽하우스에서 맥주 한 잔 즐기는 문화이기 때문이다. 캐디를 10명 예약했는데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호텔방과 골프코스 예약이 꽉 차서 그런지 1조에 1명 밖에 배정할 수 없다고 했지만 다들 캐디에 대해서는 만족했다. 타피투리라 불리는 클럽하우스 식당에서 개별 점심 식사를 먹고 2시27분부터 남자 여자조로 3조를 나누어 킨타이어(Kintyre) 코스에서 2라운드를 했다. 킨타이어 코스(6853야드, 파 72)는 1909년에 만들어진 코스를 400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재설계, 2001년 개장한 골프장이다. 쾌청한 날엔 10번 홀에서 북아일랜드가 보인다. 그린으로의 어프로치 샷이 보이지 않는 8번 홀의 경치가 압권이다. ■ 4일차 7월17일 토요일 영국은 여름이 건기라 몇 주씩 비가 오지 않으면 페어웨이가 딱딱해져서 런이 많이 나기 때문에 링크스 코스의 진수는 오히려 우기인 겨울에 나타난다. 사구위에 잔디를 깔았기 때문에 천연배수로 겨울의 페어웨이 상태가 더 좋다. 단, 디봇도 잘 파이지만 공기가 차갑고 밀도가 높아져 비거리가 덜나고, 강풍으로 체감온도가 많이 떨어져서 훨씬 치기 힘들다. 참고로 영국엔 레인 체크(rain-check)라는 개념이 없다고 보는 게 좋다. 골프장이 문을 닫지 않는 한, 고객이 일단 플레이를 시작하면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바람이 불든 경기를 마쳐야 하고, 1~2홀만 치고 도중에 포기해도 환불은 없다. 9시12분부터 킨타이어에서 3조 9명의 순서로 플레이가 진행됐고 개별 점심 식사 후 예정대로 2시30분에 22인승 코치를 타고 턴베리를 출발 에딘버러로 향한다. 포스(Forth)만 남쪽 분지에 위치한 에딘버러(Edinburgh)는 1437년부터 스코틀랜드의 수도가 됐다. 시내 중심을 관통하는 프린세스 스트릿(Princes street) 남북에 위치하는 올드타운과 뉴타운은 1995년 UNESCO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인구는 약 50만 명 정도이며 8월에 벌어지는 에딘버러축제로도 유명하다. 펍만 약 1,000개가 있으며 연 관광객 1,300만명으로 추정되는 런던 다음의 관광지이다. 로얄마일 정가운대에 위치한 레디슨 브루(Radisson Blu)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을 마치고 시내의 한식당에서 미리 주문한 한식으로 소주를 반주로 저녁식사를 가졌다. 전에는 에딘버러에 한식당이 없었는데 2009년에 오픈한 한식당 신라는 평가가 좋고 된장찌개 등이 제법 깔끔했다. 식사 후 원래 일정대로 대리석으로 장식이 된 돔(Dome)이라는 펍에 들려서 기네스 한 잔을 마시고 택시로 호텔로 돌아오며 긴 일정을 마쳤다. 여행신문 tktt@traveltimes.co.kr 발행일 2010-09-06